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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목! e기술]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작성자 닥스메디 등록일 2021.5.15 조회수 216181

[주목! e기술]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마이크로바이옴, 박테리아 등 인체 내 미생물
미국, 중국, 한국 등 치료제 개발 나서
구강 내 미생물이 암과 치매까지 영향 미쳐
  • 등록 2021-05-15 오전 10:38:11

    수정 2021-05-15 오전 10:38:11

    송영두 기자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은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등 인체 내 미생물을 뜻한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연구에 한창이다. 특히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새로운 신약은 물론 치매 등 전신 건강과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치료제 개발에 활기를 띠고 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동향’ 리포트 따르면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고 있는 미생물은 공생균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생산하고 소화와 양분의 흡수를 돕는다. 또한 대사와 발달을 조절하고, 병원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유익균이다.

하지만 서식 장소가 바뀌거나 군체의 수나 조합의 균형이 깨지면 다양한 소화기 질환, 비만, 당뇨병, 자폐증, 뇌 질환 발병의 위험도를 높이는 병원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따라서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건강과 면역체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공생 미생물로 여겨지고, 제2의 유전체라고 불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MP) 연구 개요도.(자료=생물학연구정보센터)



◇구강 속 미생물 약 700종, 구강질환 및 암까지 연관

리포트는 구강에서 발견된 미생물이 약 700종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타액과 입술, 혀, 점막은 물론 치아표면, 잇몸, 구강액 전체를 활용해 연구되고 있다. 인체 구강 미생물상 자료기지(eHOMD)는 건강한 구강에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미생물 문(phyla)과 속(genera)가 있으며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현재까지 발견된 구강 박테리아의 57%만 공식적인 명칭을 부여받았고, 13%는 배양됐으나 아직 명칭을 부여받지 못했다. 30% 정도는 배양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염기서열 분석 전문기업 BGI Group이 발표한 대규모 메타지놈 데이터 기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결과 다양한 유전자 변형체들을 찾아냈다. 3346개 메타니놈 분석 샘플과 808개의 샘플을 이용해 5만6213개의 메타지놈 유래 유전체를 모은 결과 새로운 과(family)를 찾아냈고, 류머티즘성 관절염 및 대장암과 연관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구강에 서식하는 60억개 박테리아는 타액을 통해 타인에게 전파돼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치주염, 치은염, 충치 등 기본적인 구강 질환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구강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대장암, 췌장암, 심혈관질환, 류머티즘성 관절염까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구강 미생물 감염이 치매까지 유발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해 대규모로 진행됐던 설문조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치주염과 구강 미생물 감염이 치매와 치매로 인한 사망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연구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60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을 최장 26년간 추적 조사했다.

치주염 진단과 연관 구강 미생물에 대한 혈청 항체 검사를 진행했는데, 항체 검사에서는 진지발리스(P. gingivalis)가 치주 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진지발리스는 치주질환의 대표적인 원인균으로 잇몸 깊숙이 서식해 잇몸을 붓게 하거나 아프게 한다. 보통 면역세포가 세균을 막아내지만, 진지발리스는 특정 효소를 무기로 뇌까지 침투해 치매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령 참가자들에서 치주 질환과 구강 감염이 있으면 조사기간 동안 알츠하이머 발병률과 알츠하이머에 의한 사망률이 더 높다는 결과를 나타냈다. 만성 치주염을 10년 이상 앓는 사람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 대비 약 1.7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는 배양이 불가능한 미생물까지 분석이 가능한 NGS 기술이 사용된다.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군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메타지노믹스 방법론이 주를 이룬다. 다만 좀 더 근본적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아래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리포트 저자인 황인성 닥스메디 연구소장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 사이의 단순한 연관 관계를 밝히는 데에서 나아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집중돼야 한다”며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종단 연구를 수행해야 하며, 기초연구에 대한 인내심 있는 과감한 투자와 국가적인 기획이 따라와 줘야 한다”고 말했다.